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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남동 서점

viva J 2022. 8. 8. 07:05

어서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 

(저자 황보름 / 클레이하우스)

방황하고 있을 때 나타난 이정표 같았다.
50쪽 가까이 미리 보기를 읽고 나자, 갑자기 나도 써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십년을 돌아봐야겠다. 

 

담담한 문체가 좋았던 것 같다. 누군가 나즈막한 목소리로 담담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느낌이었다. 감정의 기복이 느껴지지 않지만 자신의 삶을 진정하게 나눠주는 것 같은 느낌. 그래서 귀 기울여지는 그런.

어쩐지 나도 내 얘기를 그렇게 해 보고 싶어졌다.

 

 

퍼스널 브랜딩 해볼까?

 

코로나로 인해 나는 생각지 않던 분야의 책들과 영상과 인강을 보게 되었다. 마케팅, 브랜딩이 그것이다. 수십권의 책과 수백개의 영상과 수백만원을 결제하고 들은 강의들  끝에 내린 결론은 "퍼스널브랜딩"이다. 사람 한 명 한 명이 브랜드라는 것, 이제 누구나 자신의 이야기를 브랜드로 엮어서 세상에 들려줄 수 있는 세계가 열렸다는 것이다.

 

퍼스널 브랜딩.

나도 해야 하나? 아니, 내가 먼저 해봐야겠다. 이제 세상은 바뀌었고, 그 바뀐 세상을 살아가려면 가장 필요한 게 퍼스널 브랜딩이다!  회사뿐만 아니라, 나도. 그리고 내 아이들도. 대기업의 대표나 가족의 퍼스널 브랜딩-이라고 해도 될까???-이 그 회사의 제품에 좋은 영향을 주기도 하고, 반대이기도 한 것을 계속 보고 있다.

 

나를 먼저 브랜딩해보자!! 하고 결심했다. 그러나 첫번째부터 막혔다. 가장 첫번째로 찾아야 할 것은 잘하는 것과 좋아하는 것. 젠장. 오만함이 있는 나는, 스스로를 못났다라고 생각해본 적은 없다. 그러나 잘하는 것과 좋아하는 것이 찾을 수 없었다. 그것을 찾다 찾다 포기한 게 벌써 1년 전이다. 다시 해보자하며 마음 먹은 게 불과 며칠 전.

 

휴남동 서점은 그 때 운명처럼 내 앞에 나타났다. 서점에 가끔 가서, 주인장인 영주씨조차 모르는 구석에서 그들의 이야기를 가끔 들어온 나는, 이제 영주씨 앞에서 슬쩍 내 얘기도 흘리고 싶어졌다. 얘기를 흘리다보면, 잘하는 것과 좋아하는 것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책을 읽다보면 실제 서점 구석에 내가 있었나? 하게 된다.)

 

블로그를 하나 더 파고, 단숨에 짧은 글 두 개를 썼다. 휴남동 서점의 문체는, 잊고 있던 나를 생각나게 한다. 감정의 기복 없이 덤덤했던 어린 나. 무엇을 느끼는지 무엇을 좋아하는지 무엇이 하고 싶은지 생각하지 않던 나를 떠올리게 한다. 우유부단.  국민학교 시절 앙케이트를 쓸 때 가장 많이 쓴 단어가 '우유부단'이었다. 선택을 해야 할 때, 항상 엄마에게 물어본 기억이 난다.

 

하나씩 둘씩 지난 삶을 꺼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