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째는 생후 6개월에 아토피가 생겼다. 왼쪽 볼에 50원짜리 만한 동전크기의 도돌이들이, 어느 날부터 진물을 흘리기 시작했다. 전신으로 퍼진 것은 채 3개월도 걸리지 않았다. 전신 중증 아토피. 그 조그만 몸에 뭐 날 게 있다고, 진물 흐르는 빨간 도돌이들이 온 몸을 점령했다. 아기는 밤새 잠을 못자고 이리저리 부벼댔다. 등에 업고 있으면, 면티셔츠에 계속 얼굴을 부벼댔다. 태어나 처음 맞는 한겨울의 한밤중에, 가려워서 울고 부비는 아기를 업고, 몇 시간이고 아파트 밖을 서성였다. 새벽 2시의 차가운 바람이 닿으면 그나마 좀 나은 듯했다. 포대기에 아기를 업은 채, 노란 방풍점퍼로 아기 머리위부터 덮었다. 아직도 그 노란 색이 선명하게 기억난다.. 아파트의 실내온도는 최대한 낮게했다. 건조해지는 것을 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