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십 돌아보기

라떼는 말야~ : 학력고사 시절

viva J 2024. 11. 14. 23:24

오늘은 수능날이다.

내가 처음 대학입시를 보던 때는, 12월이었다.

나는 학력고사 세대다.  12월 중순께였고, 이상하게 날이 따뜻하다가도 학력고사날만 되면 그렇게 추웠다.

매년 그랬다. 신기했다.

 

 

수능으로 바뀌면서 11월로 변경된 것 같다.

나는 수능세대다. 대학교를 졸었하고도 2년이 다 지나 수능을 봤고, 다시 대학에 입학했기 때문이다.

그렇게 내 이십대는 팔자(!)에도 없는 대학생활을 하느라 모두 지나가 버렸다.

 

 

내가 본 수능은 4년차였다. 그 때까지만 해도 수능은 문제가 꽤 괜찮았다. 

암기만 하는수험생보다 문제를 이해하고, 통합적인 사고를 하는 수험생에게 유리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암기로만 점수가 높았던 학생은 점수가 떨어지고, 종합적이고 다각도로 사고하는 학생은 점수가 잘 나왔다고 들었다.

 

 

나는 어땠을까?

살아온 세월이 그래도 뭔가 배우게 했는지, 학력고사 때보다 수능 때 석차가 월등히 높았다. (최상위권!)

물론, 공부도 열심히 했었다. 내가 선택했기에, 자발적으로 내가 입시를 다시 하겠다고 했기에 물러설 곳이 없었다.

울면서 공부했다. 참 바쁘게 그 시간들을 보냈다. 27년 전, 그렇게 수능을 봤었다.

 

 

지금의 수능은 어떠한가?

도로 학력고사때로 돌아가 단점만 갖고 있단다.

수능을 처음 만들던 선생님들 중의 한 분의 인터뷰를 봤고, 이렇게 된 것에 통감하고 계셨다.

기성세대가 되어 버린 나도, 그 얘기를 들으면서 마냥 미안한 감정을 가진 기억이 난다.

왜 이 사회는 아이들을 이렇게 내몰고 있는가.

 

 

경쟁은 우리로도 충분하지 않은가! 지금 이렇게 나라가 발전했으면, 북유럽국가들처럼 할 수도 있지 않은가!

우리의 삶은, 분명 점점 나아지고 있다. 인정한다.

그렇다면 마음은 어떠한가! 우리 아이들의 마음은 어떤지 살펴보고 있기는 한가!

 

 

꼭 그 길이 아니어도 길이 있다는 말은, 오히려 입시와 치열한 경쟁을 치르고 시간이 지난 20대 후반에서 30대들이 가장 많이 한다.

(물론 그들도 그들 세대 중 일부이긴 하지만)

 

 

우리는, 오륙십대는, 왜 그런 말을 하지 않는가! 

우리가 다 성실하게 치열하게 살아서 이뤘다고, 그렇지 않은 너희는 성실하지 않다고 평가하는 게 타당한가!

아니, 이건 (오륙십대가 그렇게 생각한다는) 나만의 편견일 수도 있다.

우리세대가, 아이들세대에게 성실하지 않다고 말한 것 뿐 일수도 있다. 우리가 아는 성실함의 척도가 그것뿐이어서 일수도 있다.

그러나,

 

 

그들도 열심히 치열하게 살고 있다는 것을 인정하자.

오늘 낮에 내 세대의 꼰대(라고 하고 싶다) 한 사람과 위 주제로 언쟁을 했다.

성실하지 않고, 꿈이 없고, 부모가 다 해주는 젊은이들을 누가 만들었는가! 바로 우리다!

 

 

그들의 부모가 우리 세대다. 우리가 그렇게 만들었다. 

이제,

멈추자.

 

 

아이들이 꿈을 되찾을 수 있도록, 가장 자신다움이 무엇인지 찾을 수 있다록 기다려주자.

당신에게 자녀가 있다면,

그저 기다려보자.

숨 한 번 들이키고, 기다려보자.

 

 

진심으로 아이들을 응원하며서 기다려보자.

아이들은, 말하지 않아도 그것을 안다.

당신이 진심으로 응원하는지, 속으로 다른 생각하면서 겉으로만 그러는지.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진심'이다. 정말 그렇게 생각하는 마음!

 

 

지금 이 글을 쓰면서, 내 안의 진심을 들여다본다.

진심아래에 자꾸 다른 마음이 올라온다면, 멈추고, 말로 선언해본다!

 

 

나는 기다리고 있고, 진심으로 응원하고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