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미 : 전문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즐기기 위하여 하는 일.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오십년이 넘게 살다보면, 다양한 취미의 경험이 생긴다.
올해 새롭게 시작한 게 있나? 생각해보니, 바로 떠오르지 않는다.
그래서~ 그간 거쳐간 취미들을 살펴보고자 한다.
미취학 시절 : 바느질, 책읽기
미취학 시절에 흥미를 끌던 것은 바느질이었다.
외할머니께 들은 이야기이다.
서너 살 경 외가에 맡겨졌을 때, 외할머니 런닝에 구멍이 난 것을 내가 기운다고 실로 막 돌리면서 동여맸다고 한다.
이것이 어떻게 변화했는지는 후술에 하겠다.
그 다음 미취학 시절에 흥미를 끌었던 것을 책이다.
알록달록한 그림 가득한 책과 글씨는 내 마음을 훔쳐갔고, 책 읽는 것을 무척 좋아했다.
책이라면 모두 다 읽다가, 중학교 즈음부터는 좋아하는 책은 주기적으로 읽는 패턴이 나타났다.
내가 중3이던 때는, 연합고사를 봐야 하는 입시생 시절이었다.
쉬는 시간에도 책을 읽는 나를 본 담임선생님이, 엄마를 불러 상담을 하셨단다.
연합고사 봐야하니, 책을 덜 보게 하라고... 나는 한동안 책읽기를 거세당했다.
대학에 가면서 자유롭게 마음껏 책을 읽었다.
문학, 에세이 등을 읽던 시절이다.
결혼 후에는 정보성 책, 자기계발서를 읽었고, 문학은 멀리하게 되었다.
코로나가 시작되던 2020년부터 전혀 읽지 않던 분야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인문학 즉 철학과 역사다.
지금은 더 다양한 분야, 내가 읽고 싶지 않아했던 분야도 읽으려고 노력한다.
중고교 시절 : 만년필, 악기(기타, 플룻), 재봉틀
국민학교 6학년 졸업할 때였나? 만년필을 처음 접했다. 신기했다. 잉크를 넣어서 쓰는 펜이라니!
작은 자물쇠가 달린 일기장에 일기를 쓸 때면 만년필을 사용했다.
아까워서 아무곳에나 쓰지 못했다.
자주색 독일제 만년필.
그거 하나만 쭉 쓰다가 25살 처음 간 유럽 배낭여행에서 금색 몽블랑 만년필을 샀다!
흔치 않은 디자인이고, 지금도 아낀다.
십 여년 전부터 다시 만년필을 사기 시작했다.
매년 한 두 개씩 사다가, 지금은 처분 고려중이다. (미니멀라이프!)
아끼는 것 한 두개만 남길 생각이다.
중학교 가사시간에 재봉틀로 바느질하는 과정이 있었다.
나는 집에 재봉틀이 있었기에 국민학교 때부터 이미 할 줄 알았다.
학교에서도 재봉틀도 하니, 애들은 모르는 것을 나만 하는 즐거움이 있었다.
대학교 다니면서 그간 모은 용돈으로 당시 40만원이 넘는 재봉틀을 샀고, 홈패션을 배웠다.
지금까지 재봉틀은 내가 좋아하는 취미다.
커튼, 쿠션, 베개커버, 이불, 이불커버, 요커버 등부터 옷까지 다양하게 만든다.
재봉틀을 네 대 가지고 있다.
악기는 사실 하다만 취미여서, 생략한다.
결혼 후 : 검색하기, 지도찾기
1991년 인터넷을 알게 되면서, 컴퓨터는 나와 떨어질 수 없는 관계가 되었다.
특히 인터넷 서핑으로 새로운 것을 알아가고, 묻혀진 사건(?)을 찾는 것을 즐기게 되었다.
예를 들면, 아폴로 보온밥통.
원조 회사가 있는데, 상표등록을 하지 않아서 상표를 빼앗겼다.
현재 아폴로 보온밥통을 파는 회사는 원조가 아니다. 이런 내용 찾는 것을 즐겼다.
영상을 보다가, 그 곳이 어디인지 궁금해서 지도에서 찾는 것을 즐긴다.
가수 A 의 집이라던지, 외국인 M, 예능프로에 나오는 집, 드라마에 나오는 동네 등
화면 속 작은 단서만 가지고, 실제 지도 어디에 있는 지 찾아본다.
물론, 다음날이면 다 까먹는다. 기억할 이유도 없다.
영상의 위치를 지도에서 찾는 행위 자체가 재미있기 때문이다.
40대 이후 : 사람 심리 분석하기
십대 후반 즈음, 심리학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대학교를 다니면서 심리학 강의를 듣고, 책을 읽었다.
철저히 이과적 인간이었기에, 어려웠다.
삼십 대에 가족관계 교육프로그램을 1년 수강하고, 미술치료, 에니어그램 등을 배웠고, 심리에 더 관심을 갖게 되었다.
사십 대에 자기계발 교육을 몇 년에 걸쳐 배우면서, 다른 각도에서 심리를 보게 되었다.
자격증이 있는 것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사람의 심리 분석을 하면 꽤 잘 맞는다.
사람들이 매우 놀란다. 울린 사람도 꽤 된다.
거기에서 나아가, 자신을 더 발전시킬 수 있는 방법에 대한 대화를 나누는 것이 즐겁다.
올해 새로 시작한 취미는 없다.
그저 사람에 대한 관심이 더 깊어졌다고 할까?
심리를 분석하면서 '인류애'라는 것에 한발짝 더 다가간 느낌이다.
내가 기여할 수 있는 것이 있다면, 사람들에게 기여하고 싶은 마음이 부쩍 커진 한 해이다.
이것을 내년에 어떻게 구체화할지, 올 해 물꼬를 트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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