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없는 빈집에 들어가기 싫었었다.
유치원 시절, 국민학교 시절, 중학교 때도.
그런데 지금 내가 그 빈집의 엄마가 되었다.
세 시간 거리의 지방에서 일한 지 벌써 넉 달째.
고등학생 막내는 혼자 있을 때가 많다.
진로, 학교 생활 등으로 고민 상담할 때가 종종 있었다.
지금 나는 계속 지방에 있고,
주말에 집에 가도 거의 하루종일 자거나, 업무를 한다.
막내에게 엄마가 없는 것과 마찬가지..
내 학창 시절의 엄마는 그래도 매일 밤 집에서 얘기할 수 있었는데,
지금 우리 막내는 그런 엄마가 없다.
거의 매일 야근으로 피곤에 찌들다가도,
단순 노동을 할 때는 생각을 하게 될 때가 있다.
그때 요즘 말로 현타가 온다.
내가 뭐 하는 짓인가. 예쁜 내 아이들 보지도 못하고...
시간이 지날수록, 함께 있을 기회가 줄어드는데...
고등학교만 졸업해도, 얼굴 보기 힘들어진다. 첫째, 둘째를 보면 그렇다.
그래도, 그 두 녀석들의 어린 시절은 내가 항상 함께였다.
막내는,
열 살 전후 4~5년간, 내가 거의 누워있기만 해서 거의 돌봄이 없었다.
더 어린 시절에는, 재택으로 자료 찾는 작업을 해야 해서, 거의 첫째와 둘째가 키웠다.
이번 주말에 집에 못 가게 되어,
더 애들 생각이 나나보다.
특히 막내 생각이 난다.
토요일에 엄마랑 같이 병원 가려고 예약했다는데...
지금 나는 여기서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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