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에 내려와 산지 어언 18년차.
이 곳에 와서 사라진 것들이 몇 가지 있다.
그 중 하나는 서른 넘어 생긴 비염, 다른 하나는 감기다.
감기를 앓아도 심하게 앓지 않고, 슥 지나간다.
이사 온 첫 해 가을엔 비염 때문에 원래 다니던 서울의 병원까지 다녔다.
그리고 그 다음해 부터 증세가 약해지더니, 지금은 비염이 있었나? 싶다.
감기는 매년 걸리는 것이었고, 편도, 열, 콧물 달고 일주일 지나면 나았다.
이 곳에 온 후로는 감기를 거의 걸려본 적이 없고, 걸려도 이삼일이면 나았다.
18년동안 한 손에 꼽을 정도다.
그런데, 이번에 기침감기는 참 오래 간다.
시작은 8월이었나? 목감기가 걸리더니 목소리가 몇 주 동안 나오지 않았다.
겨우겨우 다독여서 9월 말경에는 상태가 꽤 나아졌었다. 완치상태는 아니었기에 조심했다.
그러다 10월에 업무가 많아서 무리를 하는 중에,
날씨까지 갑자기 추워지고, 야외 일정 두 번에 기침감기에 걸렸다.
상태는? 가래가 계속 생기고 목이 간질거리며, 기침이 잘 멈추지 않는다.
약을 먹어보았지만 그 때 뿐이다. 야외 일정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약을 먹었는데, 그 때 뿐이다.
오십 년이 넘는 경험으로, 약은 그 때 뿐이라는 이상한 믿음(?)이 있다.
근본적인 원인 제거가 필요하다는 것도 잘 알고 있다.
잘 자고, 잘 먹고, 잘 쉬기.
그것을 못하면서 약으로 대충 넘기려 했으니, 지금 상태가 더 말이 아니다.
양약을 먹으면 입과 코를 마르게 하여 당장 콧물과 가래는 줄이지만, 불편해진다. (내 경우 한정)
예전에 병원에 자주 가던 시절엔, 약으로 인한 영향을 잘 몰랐었다.
그만큼 약에 찌들었는지도... 항생제도 처방전 없이 사먹던 시절이었으니...
약을 줄이면서, 약에 의한 반응은 더 잘 파악하게 되었다. 다행이다.
나중에 혹시라도 큰 수술을 하게 되어 항생제를 사용하게 되었을 때, 내 몸에서 온전히 작동할 수 있도록
가능하면 감기는 자연 치유하고 싶다.
물론 지금처럼 잠을 못자고 무리한 상태에 면연력까지 떨아진 상황에서는 어쩔 수 없지만.
자연 회복이 되기는 할까??
사십대에 한번은 잔기침을 몇 달 한 적이 있었다. 그냥 견뎠다. 병원도 가지 않았다.
몇 달 후 나았고, 그 후 몇 년간 쭉 감기에 걸리지 않았다.
어쩌면 그렇게 자연스레 나아지면, 면역력이 더 좋아지는지도 모르겠다. (어디서 그런 말을 본 것 같기도 하고...??)
요즘, 내가 이제 노년을 향해 간다는 것을 더 많이 인정하게 된다.
건강, 면역, 치유, 각종 질병 이름에 눈이 번쩍번쩍 하니 말이다.
무엇보다도 시간의 여유가 무척 갖고 싶은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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