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십이 넘어보니

일찍 일어난 김에 글쓰기_커피에 대하여

viva J 2024. 11. 10. 07:00

더 자야 했다.

내 예상시간보다 한 시간 반 일찍 일어났다. 다시 잠을 청해도 잠이 오지 않는다.

줸장! 이러면 이따 낮에 졸릴 것인디~~

 

 

하는 수 없다. 오늘도 커피 한 봉지 당첨이다.

커피향을 좋아하는 내 코와 달리 장기는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스무 살, 동기들과 처음 간 학교앞 카페(라고 하기엔 다방...)에서 마신 원두커피.

 

 

에스프레소 그런 거 없었다. 

다방커피 아니면 그 때 막 유행하기 시작한 드립커피가 있었다.

 

 

집집마다 당연하게 있던 맥심 가루커피와 설탕과 프림통 3종세트!

그것들을 담아두지 위한 용기세트도 집집마다 있었다.

우리집도 그러했다.

 

 

카페에서 처음 원두커피, 즉 드립커피를 마셨던 날!

토스터기의 열선자국이 선명한 잘 구워진 식빵과

예쁘고 고급스러운 커피잔(머그컵 아니다)에 담겨진원두커피 한 잔!

어른이 된 척 우아하게 그 커피를 마시고, 심장이 쿵쿵거렸던 나는, ㅍㅍㅅㅅ를 했더랬다.

 

 

나중에서야 알았다. 카페인 민감증이었음을.

그래서 커피향만 좋아하고 있다.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아아는 지금까지 카페에서 마신 적이 두 세번도 안되는 것 같다.

 

 

요즘에 스페셜티 원두 얘기가 많이 나오는데, 그 당시에도 있었다.

개인이 운영하는 작은 카페에서 다양한 종류의 원두커피를 팔았었다.

지금도 기억나는 이름은 자메이카 블루마운틴.

 

 

돌이켜보면 그 카페 주인장은 정말 시대를 앞서가던 분이다.

너무 생소하고 고급이어서, 카페가 오래가진 못했었다.

그런 곳에서 커피를 그 당시 경험했다는 것에 행운이었달까.

그 분은 지금은 어디서 무엇을 하실까 궁금하다.

지금 스페셜티 원두를 보면서 무슨 생각을 하실까?

 

 

가만히 눈을 감고 떠올려보면, 그 카페 내부의 모습이 어렴풋하게 기억난다. 

아기자기하고 따뜻하고 소품 하나하나가 처음 보는 것들이었다.

요즘으로 치면, 감성카페, 힙스터 이런 거쯤 되겠다.

 

 

다방이 더 많던 시절, 그 카페의 분위기를 다시 한번 느껴보고 싶구나!

30년도 더 지난 이야기,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