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거리 버스로 먼 곳에 다녀왔다. 내 뒤에 칠팔십대 되어보이는 남자분이 탔다.
마스크를 쓰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진하게 풍겨오는 냄새.
정말 오랜만에 맡아보는 할아버지 특유의 냄새다.
서울 살던 시절엔 자주 맡았던 냄새다.
지방으로 이사오고, 사람들을 만날 일이 거의 없기도 했고, 인구도 적어서 멀리서 스쳐갈 뿐,
노인들을 접할 기회가 거의 없었다.
오십이 넘으면서, 나 역시 노넨알데하이드, 일명 노인냄새 호르몬이 걱정되기 시작했다.
기사에서 본 귀주변, 목 뒤 등 노넨알데하이드 영향이 큰 부위를 신경쓰며 살고 있다.
그러다 버스 뒤 남자분을 겪으니......
냄새가 힘겨우면서도, 한편으로 서글펐다.
나도 곧 그러리라.
나중에 그 분이 먼저 내리셨는데, 내리자마자 그 냄새가 나지 않았다.
나이듦을 내심 반기면서 살고 있었는데, 노넨알데하이드는 반갑지 않다.
무엇을 해야 자유로울 수 있을까?
그저 자주 씻는 것만이 답일까?
내 노년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는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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